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벤처투자 확대와 창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대규모 협력에 나섰다.
양 기관은 지난 4월 3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5대 금융그룹 및 유관기관과 함께 ‘벤처투자 활성화 및 생산적 금융 전환’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민간 자본을 중심으로 한 벤처시장 재편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금융과 창업 생태계를 직접 연결하는 구조적 전환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확대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 5대 금융그룹은 올해 4,000억 원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8,000억 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한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총 4,000억 원 출자를 예고하며 민간 투자 확대의 중심축으로 나선다. 정부는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며 정책과 시장의 결합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책펀드와의 연계도 강화된다.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금융그룹과 공동 출자를 확대하고, 성장 단계별 투자 공백을 보완하는 구조가 구축된다. 총 1,000억 원 규모의 LP 성장펀드와 200억 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 조성 계획은 벤처투자 저변을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확장하는 신호탄이다.
투자 이후 단계까지 고려한 지원도 눈에 띈다. 금융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설명회(IR), 후속 투자, IPO,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제공함으로써,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유니콘 기업’ 육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창업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도 본격화된다. 금융권은 총 200억 원을 특별 출연하고, 기술보증기금은 1,500억 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신설해 예비 창업자의 자금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보증료 전액 감면과 보증비율 100% 상향은 초기 창업자가 직면하는 금융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조치다. 여기에 금융 전문가 멘토링,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은행 앱 기반 참여 확대 등도 병행되며 창업 참여 저변을 넓힌다.
이번 협약은 정부와 금융권이 각각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면서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책은 방향과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금융은 자본과 실행력을 제공하는 구조다. 특히 지역상권 활성화와 지역 산업 육성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하면서 벤처 생태계가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 단위로 재편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연간 40조 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 조성과 글로벌 벤처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역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통해 창업·벤처·첨단산업 전반에 자금이 원활히 흐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창업이 가능한 환경’을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본, 보증, 멘토링,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벤처 생태계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전환하는 분기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