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봄, 교육 공영방송 EBS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편성 개편을 통해 콘텐츠 혁신에 나선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제작 방식과 교육 콘텐츠의 본질을 동시에 재정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개편은 ‘AI 기반 콘텐츠 혁신’, ‘평생교육 강화’, ‘글로벌 교육시장 확대’, ‘사회적 가치 회복’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를 제작의 핵심 도구로 활용한 대형 프로젝트의 본격화다. 그동안 공영방송이 직면해온 제작비 한계를 AI로 돌파하겠다는 접근이다. 동서양 명저 100권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인물을 재현하는 ‘AI 인물 한국사’ 등은 수백 편 이상 장기 제작을 전제로 한 프로젝트로,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실현이 어려웠던 기획이다. 여기에 역사 인물의 메시지를 재구성하는 ‘AI 드라마-부활수업’, 청소년 문학을 영상화하는 프로젝트 등도 포함되며, AI 기반 애니메이션과 온라인 전용 콘텐츠까지 확장된다.
AI는 제작 영역을 넘어 교육 영역에서도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 초등학생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 ‘처음 배우는 AI’, 성인 대상 다큐멘터리 ‘AI 사피엔스’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AI 리터러시 콘텐츠가 확대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세대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AI 교육 플랫폼’이 도입될 예정으로, 실습 중심 교육을 통해 AI를 일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목표다.
기술 중심 개편과 동시에 ‘인간다움’에 대한 교육도 강화된다. 유아 철학 교육 프로그램 ‘어린 철학자’, 부모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 등 생애주기별 콘텐츠를 통해 사고력과 감수성 중심 교육을 확대한다. 대표 다큐 브랜드 ‘다큐프라임’ 역시 세대 갈등, 질병, 독서 등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방향으로 기획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병행된다.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유통을 확대하고, 과학 리얼리티 ‘최후의 인류’는 미국 현지 촬영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를 공략한다. 또한 대형 투자 기반으로 운영되는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은 신인 아티스트 발굴과 함께 K-교육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역할 강화 측면에서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콘텐츠도 확대된다. 이주 노동자 가족을 조명하는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 다문화 가족과 노년 세대를 다루는 프로그램, 장애 청년의 삶을 담은 콘텐츠 등이 지속 편성되며 사회 통합 메시지를 강화한다.
이번 개편은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교육 확장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 접근성과 사회적 포용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EBS는 이를 통해 공영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