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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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 그리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살아온 내 고향 달성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화려한 대도시의 스타트업 생태계 대신 지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선택한 청년이 있다. 대구 달성군에서 지역 기반 봉사 플랫폼 ‘DS Helper’를 운영하고 있는 신인호 대표다. 그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출발점은 철저히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에서 시작됐다.

 

신 대표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UX·UI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안정적인 직장 대신 창업이라는 길을 택했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바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달성군이었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DS Helper’는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 플랫폼이다. 단순한 온라인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 직접 찾아가 도움을 제공하는 현장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신 대표가 이 플랫폼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기존 봉사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일반적인 자원봉사 활동은 대규모 행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개인의 작은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또한 정부의 복지 지원 역시 일정한 자격 요건이나 등급 기준을 충족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그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조건 없는 도움’을 목표로 DS Helper를 설계했다. 달성군 주민이라면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할 수 있고, 요청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중심으로 봉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기존 방식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기존 봉사가 정해진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DS Helper는 주민의 요청을 기반으로 맞춤형 도움을 제공하는 구조다. 즉 ‘봉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실제로 필요한 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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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Helper 신인호 대표 사진=본인제공

 

 창업 초기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플랫폼 개발을 도와주는 개발자는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봉사를 수행하는 인력은 신 대표 혼자였다. 본업과 병행하며 봉사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컸고,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현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고 문제를 확인하며 활동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봉사단을 구성해 신 대표를 포함한 3명의 인원이 함께 활동하며 봉사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작은 변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헌옷 수거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주민들이 기부한 헌옷을 직접 수거해 판매한 뒤, 그 수익금을 지역 복지기관인 달성군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낸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었다.

 

신 대표는 사람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조직과 인재가 만들어지면 더 넓은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봉사단을 구성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는 작은 규모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역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사회복지와 돌봄 영역에서도 ‘산업을 만든다’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 문제 해결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산업화라는 설명이다.

 

DS Helper 역시 단순 봉사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생활밀착형 지역 플랫폼으로 확장될 계획이다. 앞으로 3개월 내 쓰레기통 위치 찾기, 지역 커뮤니티, 복지 혜택 정보 제공 기능 등을 추가해 주민들의 일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신 대표는 마지막으로 후배 메이커들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문제는 책상 위에서 정리되지 않습니다. 직접 현장에 가서 사람을 만나고, 지역을 보고, 불편을 몸으로 느껴봐야 비로소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이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연결해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작은 불편에서 출발해 기술과 봉사를 연결하는 시도. DS Helper는 거대한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지역의 삶을 바꾸는 ‘로컬 메이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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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돌봄메이커]지역의 작은 문제를 기술과 마음으로 연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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